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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용산참사를 다룬 "두개의 문"을 보다..






   지난 토요일 오전 집에서 가까운 아리랑시네센터에서 최근 독립다큐멘터리로 이슈를 모으고 있는 "두개의 문"을 관람했다. 2009년에 용산참사에 일어났을때 이 블로그에 이와 관련됨 느낌을 간략하게 올리기도 했었는데 (이명박식 개발이 가져온 재양 - 용산참사 ) 그 용산참사를 검찰에서 경찰들이 진술한 진술서와 법정기록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한 독립영화가 "두개의 문"이란 영화다.


   개봉이 쉽지는 않았지만 영화말미에 나오기도 하지만 800명이 넘는 개봉위원들이 지원에 나서 개봉을 하고 독립영화로는 드물게 개봉2주만에 2만관객을 돌파하면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영화는 단순히 철거민들을 옹호하기 위해 제작된 것도 아니고 그들의 주장만을 이야기하지도 않는다. 왜 용산에서 그러한 참사가 일어났을까 그 원인을 찾기 위해서 철거민들의 주장이 아니라 철거민들을 체포하기 위해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특공대의 진술을 바탕으로 참사의 원인찾기에 나선다.


   보통 철거민들의 그러한 저항은 다른곳에서도 있었고 진압되기도 했었다. 그런데 다른곳들하고 용산하고는 그 처리방식이 많이 달랐던 것이 검찰의 조사내용을 보면 드러난다. 보통 이러한 농성이 시작되면 시간을 가지고 협상을 하다가 그협상이 안되서 방법이 전혀없으면 그때서야 강제진압에 나서는 것이 상례인데 용산에서는 철거민들이 망루를 만든 바로 다음날 새벽에 진압을 나서는 말도 안되는 진압을 펼쳤고 이는 김석기 경찰청장이 취임하기 전에 껄끄러운 상황들을 미리 정리하기 위해서 일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졸속으로 진압작전을 개시하다 보니 투입되는 경찰특공대는 망루의 내부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 철거민들이 어떠한 무기류들을 가지고 있는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투입되어 경찰특공대 대원들도 불길이 타오르는 망루에서 지옥과 같은 경험을 하고 대원이 1명이 사망하고 철거민들은 5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는 것을 생생한 경찰의 진술기록과 인터넷방송들의 현장방송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영화를 보면서 공권력은 엄정하게 집행되어야 하지만 그 공권력이 제대로 집행되지 못했을때 어떠한 비극이 초래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특히나 공권력에 의해 제압당하는 일반국민들도 그렇지만 공권력을 집행하는 사람들도 정당하지 못한 공권력을 행사하다가 생긴 몸이나 마음의 상처는 크나큰 트라우마로 남을수 밖에 없다는 것을 영화가 생생회 보여주는 것 같다.


   영화가 끝나고 착잡한 마음으로 극장문을 나서는데 길거리에 제헌절때문인지 게양되어 있는 태극기를 보면서 씁쓸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