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노부부의 동반자살

                                                                       노부부의 유서

   오늘자 신문들에 인천에 사는 60대 노부부가 동반자살을 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가진것 하나없이 300만원짜리 보증금의 월세집에서 살던 60대의 노부부가 생활고와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동반자살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통장에는 잔고가 3천원이었고 주검의 옆에 장례비로 쓰라는 의미인지 5만원짜리 열장이 놓여있었다고 한다.

   이 기사를 보면서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이 어떻고 저떻고 하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사회보장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가 우연히 그 노부부가 남겼다는 유서의 첫머리를 보는 순간 뭔가로 머리를 맞은거 같은 멍한 상태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향해 그토록 억척같이 살아 왔는지 모르겠다." 이 한마디가 이들의 죽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하더라도 삶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면 그렇게 동반자살로 생을 마감하시지는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 말이다.

  물론, 생활고가 그분들로 하여금 그런 생각을 하게할 여유를 앗아 가버린 것이기도 하겠지만 우리가 부자이건 가난하건간에 인간이라면 누구나가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 노력할텐데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고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를 자문해 보지만 선듯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삼가 두분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