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 금감위가 드디어 신설증권사 예비인가를 8개사에 내주어 국내 증권사가 기존 54개에서 62개로 증가하여 증권사들간의 경쟁이 더욱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 같다.
종합증권업을 신청한 IBK투자증권, SC제일투자증권등의 은행계열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6개사는 위탁매매를 중점으로 하는 증권사들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치열한 수수료인하 경쟁을 하고 있는 증권업계에 수수료인하 경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증권사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하나대투증권 "피가로", 대한투자증권의 "뱅키스", 동양종금증권 등이 수수료인하의 거의 최저선인 0.015%의 수수료를 적용하면서 위탁매매수수료는 거의 최저수준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다.
그런데 지난주에 난데 없이 증권유관기관들이 수수료를 20% 정도 인하하겠다는 기사들이 나왔다. 증권유관기관이란 증권업협회,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증권예탁결제원, 선물협회 등 증권거래를 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주변업무들을 처리해주는 회사들로 해당업무에 독점권을 가진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이 작년 한해 주식투자자들로부터 거두어 들인 수수료수익은 5,500억원이었다. 작년 한해 증시가 활황을 보이면서 독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유관기관들의 수수료수익은 꾸준히 늘어났고 해당 회사의 임직원들은 금융계의 "신의 직장"이라 불릴만큼 높은 연봉과 복지혜택을 받아왔었다.
증권선물거래소의 1인 평균연봉은 1억 700만원, 증권업협회는 8,800만원, 증권예탁원 9,600만원으로 일반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연봉을 받고 있다. 이런 유관기관들이 금융감독위원회에 방만한 경영에 대한 지적을 받으면서 구조조정얘기가 흘러 나오자 자진해서 유관기관 수수료를 20%씩이나 인하하겠다는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관기관 수수료를 인하하기로 했으니 증권사들은 자신들의 수수료인하분만큼 즉각적으로 증권사의 위탁매매수수료를 인하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말로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유관기관들의 이러한 언론플레이에 쓴웃음만 나올뿐이다. 증권사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에 내몰려 BEP수준인 0.015%까지 수수료를 인하했고, 심지어는 어떤 증권사는 수수료를 0%로 내린다는 소문들이 돌아다니는 와중에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를 생색내기 위해서 증권사들에게 수수료인하를 요청하다니...
이명박 정부에서 핵심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공기업 민영화라고 하던데, 이번기획에 증권유관기관들도 민영화를 시켜버리는 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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