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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 투자 이야기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아니라 수수료덤핑이 답?

   지난 4월 7일 자본시장통합법 시행령이 입법예고되면서 증권업계가 본격적인 생존게임에 나서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이 온라인수수료를 0.019%로 인하하겠고 나서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덤핑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여기에다가 동양증권이 수수료인하를 검토하고 있고 국민은행의 자회사가 된 KB투자증권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저가 브로커리지 시장에 진입한다고한다.

   그동안 증권업계의 브로커리지는 키움, 미래에셋, 이트레이드 등의 저가온라인증권사와 대우, 우리, 삼성 등의 대형사의 고가 온라인수수료 시장이 공존하는 형태였지만 지난 2006년 10월 한국투자증권이 "뱅키스"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형사와 온라인증권사의 수수료체계 장벽이 무너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하나대투증권의 수수료인하로 온라인브로커리지부문의 무한 덤핑이 시작된 것이다.

   어느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키움증권을 예를 들어 원가분석을 했을때 브로커리지의 원가는 0.0187%가 원가라고 한다. 이 분석을 그대로 다른 증권사에 대입한다면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노마진의 비즈니스를 하겠다는 말과 다름없다. 키움의 원가구조를 그대로 대입하면 노마진이지만, 키움의 경우 온라인전문 증권사로 비용구조면에서 기존증권사들보다 유리한 부문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기존 대형증권사중의 하나인 하나대투증권의 경우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은 것 같다.

   그런데, 정부에서는 "자본시장통합법"을 만들어서 증권사를 대형화 시키고 수익성을 개선시켜 국제적으로 경쟁력있는 금융기관을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는 이 시점에 증권사들은 왜 제살깍아먹기 수수료덤핑에 나서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증권사들의 현재 수익구조와 미래사업 방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최근 몇년동안 브로커리지 부문의 높은 수익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사업다각화를 진행해왔지만 아직도 대형증권사들도 브로커리지부문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브로커리지 부문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거나 유지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당장 브로커리지 고객확보가 회사의 수익에 직결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수수료덤핑에 나서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래사업 방향이다. 최근 2~3년 동안 간접투자시장이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은 고객확보에 사활을 걸고 마케팅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래서 증권사입장에서는 큰 수익이 되지않고 시장상황에 따라서는 손실이 날 수 있는 CMA를 통한 고객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일단 고객확보를 해야 그 고객들을 대상으로 Crossselling 등의 마케팅 기회가 생길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이 수수료 덤핑에 나서는 최근의 모슴을 보면 게임이론중에 "죄수의 딜레마"이론이 생각난다. 내가 범죄사실을 불지않고 다른방에 있는 공범도 범죄사실을 부인하면 둘다 석방될 수 있지만 상대방을 밎지 못하여 나혼자 범죄사실을 고백하고 형량을 낮게 받으려고 하는 죄수의 심리. 지금 현재 증권사들이 처한 상황이 그런 상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증권사들이 수수료 덤핑에 나서지 않고 서비스를 통해 고객유치경쟁을 한다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마케팅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증권사가 수수료인하를 통해 고객유치하는 것이 두려워 자기가 먼저 수수료를 인하해 시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니 말이다.

   증권사들이 이런식의 수수료덤핑에 나서는 것 보다는 정말로 정부의 자본시장통합법 제정 목적처럼 한국판 골드만삭스가 되기 위한 전략 및 사업방향 수립에 집중해야할 시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