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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 투자 이야기

증권선물거래소가 공공기관?


  


   증권가&투자이야기를 정말로 오래간만에 쓰는거 같네요... 최근의 주식시장이 1100P선을 전후로해서 커다란 변동이 없다보니 시장을 보는 일이 별로 없어져서 별로 쓸 내용이 없었던것 같습니다.


   오늘 얘기는 시장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 증권주변기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나라 주식의 거래는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라는 곳을 통해서 거래가 이루어 집니다. 해외에서는 한 국가에 거래소가 한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여러개 거래소가 있는 나라들도 많이 있습니다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KRX가 독점적인 거래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KRX는 국내 증권사들의 출자를 통해 만들어진 순수한 민간자본의 회사입니다. 그래서 몇년전부터 KRX를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증권선물거래소의 독점을 해소하는 방안들을 추진해 왔었습니다. 그러나 재작년에 KRX의 상장이 법개정문제등으로 인해 무산되더니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거래소의 평균인건비가 1억1700만원에 독점적으로 손쉽게 도을 버는 공적기관이면서 감시를 받지 않아 방만경영을 일삼고 있다"는 얘기들을 하면서 KRX를 공적기관으로 지정하겠다는 얘기를 흘리더니 결국 어제 정말로 준정부기관으로 지정을 했다고 합니다.

   KRX는 공공기관중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으로 지정이 되었는데 이렇게 되면 예산편성, 임원선임, 직원급여, 경영평가, 감사에서 정부의 통제를 받게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의 공공기관지정에서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지정에서 해제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야기하는 해제이유는 "금융위기 상황에서 금융감독업무에 자율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어딘가 두 기관의 공공기관 선정과 해지 이유가 단단한 모순에 빠져있는것 같지 않습니까? KRX는 자본주의 사장경제의 상징적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추세는 국가간 거래소의 M&A를 통해 국제화 및 거대기업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KRX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가는 것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준정부기관으로 지정을 하고, 금융기관들을 감독을 하고 관리하는 그야말로 공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금융감독원은 공공기관이 아니니 니맘대로 해라?

   이런 모순적인 주장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KRX는 정부의 지분이 전혀없는 증권사들이 주주인 어찌보면 민간기업입니다. 지금까지 정부가 독점적인 지위를 보장해 주고 KRX가 방만한 경영을 한것이 사실이더라고 그 방만경영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공공기관으로 지정을 한다는 것을 그야말로 말도 안되는 처사입니다. 위에서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법제도를 정비해서 KRX의 독점적인 지위를 없애고 거래소에도 경쟁을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KRX의 방만경영은 바로잡을수 있습니다. 그런 시장친화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서 관리하겠다는 발상을 하는 자체가 정말로 어이가 없는 결정이 아닐까요?

   그리고 이명박정부가 그토록 공기업의 민영화를 주장하면서 KRX는 공공기관으로 지정하는 이유는 낙하산인사를 내려보낼 자리를 하나더 만들려는 속좁은 속셈은 아니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