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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단상

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 - 월터 아이작슨 지음, 안진환 번역
나의 평가 : ★★★★

   우리시대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스티브 잡스가 세상을 떠난지도 한달이 넘었고 그의 유일한 공식전기인 이 책이 발간된지는 보름정도가 지났다.  잡스에 관한 책들은 벌써 무수히 많은 책들이 나와 있었고 그중에서도 몇권을 읽었었지만 그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구술하고 주변인물들을 인터뷰해서 쓰여진 공식 자서전이라는 이야기는 나에게 이 책을 읽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들을 한 사람들이 많아서 인지 이 책은 전세계적으로 몇 백만부가 순식간에 팔릴정도로 핫 이슈가 되고 있다.

   이 책은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의 일생을 시간순서대로 흘러가면서 담담하게 그리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괴팍한 성격, 주변 사람들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그들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 등을 그의 동료, 동업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비교적 정확하게 이야기 하고 있는 것에서 알수 있을것 같다. 이런 그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들은 이 책 이전에 가장 그에 대해 정확하게 쓰여졌다는 "아이콘"이라는 책에서도 읽었었기에 알고 있었지만 그의 그러한 행동들이 그가 일하는데 있어서 단점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특히 "현실왜곡장"은 잡스가 그의 비전을 동료들에게 전달하고 그들을 이끌어나가는 뛰어난 능력의 핵심이었다는 생각을 떨칠수가 없다.

   그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인터뷰에서도 이야기하지만 평소에는 현실로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잡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의 이야기에 빨려들어가 정말로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고 그일들을 정말로 현실화 시켜내는 것들이 반복되어 애플이라는 세계최고의 혁신적인 기업이 만들어 지는 과정들이 이 책에 잘 나타나 있다. 이러한 잡스의 능력은 조직을 이끌어 가는 리더로서 가장 필요한 덕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잡스의 이러한 현실왜곡장이 잡스의 젊은시절에는 그의 장점으로 발현된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쫒겨나는 단점으로도 작용했지만 그가 다시 애플로 돌아온 이후에는 뛰어난 리더의 성공요소로 작용했다는 것이 재미있다.

   그리고 내가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아무래도 그가 다시 애플의 CEO로 돌아와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를 연달아 성공시키는 부분들 이었다. 책에서도 나오지만 애플은 그 분야의 선두주자가 아니었고 애플이 만들어낸 아이팟이나 아이폰은 그들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을 가진 회사들이 있었다. "소니"는 워크맨이라는 세계최초의 휴대용 음악기기를 만들어 냈고 유명 음악가들의 음원을 보유한 소니뮤직을 보유하고 있어 그 어느기업보다도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 내지 못한 것을 만들어 내는 모습은 그가 왜 우리시대의 아이콘으로 불리워 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하나 이책의 장점은 그의 인간적인 면모들(인간적인 면모들이라는 것은 장점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단점까지도 인간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실수들까지를 포함해서..)을 정말로 잘 이야기 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도 부모에게 버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딸 리사를 자신의 아이로 인정하지 않는 다던지, 젊은시절 LSD를 하고, 동업자이자 평생의 친구였던 워즈니악을 속이고 돈을 가로챈다던지 하는 모습들까지를 사실대로 보여주고 있는데 그런 것들이 잡스라는 사람을 왜소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런 그의 단점들오 인해서 더 그를 인간답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꼭 한번 일독을 해봐야 할 만한 책이다.

   P.S> 처음 그의 사망소식을 접하고 애플사이트에 이 책의 표지와 같은 그의 사진으로 장식됐을때 인생무상 이랄까 그런 기분에 사로잡히기도 했었다. 우리의 생활양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던 사람도 이렇게 어느순간에 그냥 사라져 버릴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나도 그렇게 될 것 이라는 생각등이 스쳐 지나갔던것 같다. 나의 이런 생각과 느낌이 책속에 나와 있는 잡스가 했다는 이야기와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것 같다.

   "죽은 후에도 나의 무언가는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어쩌면 약간의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래서 뭔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겁니다." 그는 오랫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전원 스위치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딸깍!' 누르면 그냥 꺼져 버리는 거지요." 그는 또 한 번 멈췄다가 희미하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마 그래서 내가 애플 기기에 스위치를 넣는 걸 그렇게 싫어했나 봅니다." 

* 이 책의 번역에 오류가 많다는 이야기들이 많이 보여서 걱정을 했었는데 세부적인 내용들이 오역이 있는지는 몰라도 책을 읽는데 그리고 그 내용들이 이해하는데는 아무문제가 없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