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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 투자 이야기

월스트리트는 없다? !


   미국 금융시장이 그야말로 널띄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정부의 약 7,000억불 구제금융 지원발표에 5%가까이 폭등했다가 구제금융의 조달방안이 불안하다는 이유로 4% 폭락에 유가는 16$이 상승하는 일간 사상최대의 폭등을 기록하는 등 세계금융시장은 아직도 불안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금융위기의 진원지였던 월스트리트는 그야말로 초토화되는 분위기다. 미국내 순위 3~5위를 기록하던 메릴린치의 매각, 리먼브라더스, 베어스턴스의 파산 이후 그 다음 차례는 누군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가고 있던 차에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신청했던 은행지주회사 전환신청이 받아들여졌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이 상황을 우리나라에 비유해 본다면(정확하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대의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이 금융감독원의 증권감독국의 관리를 받던 것에서 은행감독국의 관리를 받겠다고 신청하여 허가를 받았다는 이야기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다.

   모근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순수한 투자은행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관리감독을 받아왔었다. 하지만 이번에 은행지누회사 전환신청이 받아들여짐에 따라 감독관천이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의 관리감독을 받는 체계로 변경이 된다고 한다.
 
   관리감독 기관이 FRB로 바뀌면서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때 AIG처럼 중앙은행의 유동성지원을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함으로써 생존가능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되면서 모건스탠리는 와코비아와의 협상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골드만삭스는 소매은행 인수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한다.

   이 두 거대 투자은행들이 이런 조치들로 인해 한숨을 돌린 것으로 평가되지만 그 이면에는 투자은행 모델의 종말이라는 큰 의미가 도사리고 있다. 그동안 각종 파생상품으로 세계경제를 주름잡으며 고수익을 올리고 금융후진국들의 미국의 시장논리로 공격하여 금융으로 세계를 지배하고, 우리나라가 금융선진국이 되겠다며 그렇게 동경하던 투자은행들이 이제는 사라져 버린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미국의 금융전문가들은 블룸버그, CNN등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우리가 알고있던 월스트리트의 종언", 또는 "이제는 은행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으로 나누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투자은행은 이제 더이상 유효한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고 본고장 미국에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아직까지 우리는 상황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 대통령은 "상황을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면 지금 현재 추진중에 있는 금산분리완화 등의 금융규제 완화조치를 빨리 시행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하니 정말로 답답한 노릇이다. 그동안 신자유주의의 과실을 독차지했던 미국은 투자은행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이제는 금융규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판국에 신자유주의의 이행속도를 높이겠다니 할말이 없다....

   이러다가 월스트리트 종언에 이어 여의도의 종언에 처하면 어떻하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