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 단상

혜곡 최순우, 한국 미의 순례자



혜곡 최순우, 한국 미의 순례자 : 한국의 미를 세계 속에 꽃피운 최순우의 삶과 우리국보 이야기 - 이충렬 지음

나의 평가 : ★★★★


   얼마전에 읽었던 "간송 전형필"에 대한 저자의 책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그 다음편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문화에 거의 문외한인 나에게 전형필도 그랬지만 혜곡 최순우도 생소한 이름이었다. 그러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것이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갖게 만든 책인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서서"가 최순우의 저서라는 사실이었다.


   지금 우리문화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알려준 사람으로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가 유명하지만 유홍준 교수가 있기전에 최순우가 각종 신문과 잡지에 기고를 통하여 우리 미의 아름다움을 일반대중들에게 알리는데 노력했다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것 같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한국문화 5000년" 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이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한 것도 우리 문화재를 일본에 순회전시회를 하면서 최순우가 처음 썻다는 사실도 재미있다. 전시회를 하기 얼마전에 몽촌토성에서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되었고 그 토기의 제작년대가 BC 3000년으로 추정되어 한국의 문화는 500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이야기한 최순우의 생각에서 얼마나 우리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개성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밖에 졸업하지 못했지만 그를 박물관으로 이끌어준 고요섭의 가르침으로 우리문화 연구에 빠져들었고 그보다 나중에 박물관에 들어왔지만 대학을 나오고 인맥들이 있는 사람들이 그가 만년 과장으로 있을때 박물관장들이 되는 와중에도 우리문화재를 발굴하고 일반 대중들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을 흔들림없이 해나가는 혜곡의 일화들은 지금의 젊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것 같다. 학력이 전분가 아니라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얼마나 전문적인 지식을 키워나가고 자신의 신념대로 일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의 산증인이 혜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이런 얘기도 그가 비록 거의 예순이 다 되어서기는 하지만 박물관장이 되었으니 가능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가 만약 그냥 미술과장으로 정년퇴장했다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을까?)


   어째든 우리문화를 지키고 알리기 위하 혜곡 최순우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힌다. 마치 무슨 드라마를 보듯이... 가까운 날에 성북동 간송미술관 건너편에 있다는 "최순우 옛집"을 찾아가 그가 가꿔어 놓았다는 한국미의 전형을 한번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