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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단상

남자의 물건




남자의 물건 - 김정운 지음
나의 평가 :
★★★

   책의 제목부터 이상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김정운 교수의 신작이다. 전에 읽었던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가 자극적인 제목으로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데 성공해서 그런지 이번책의 제목도 자극적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 얘기하는 물건은 정말로 물건 즉 사물을 말하는 것이다. 즉 남자들이 자신이 의미를 부여하고 수집하거나 사용하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남자들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사회생활하면서 자신의 존재의 이유를 찾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시간만 흘러가는 또는 시간만 때우는 남자들이 대부분이다. 한번 태어나서 누구나가 한번쯤은 죽게되는 인생은 행복하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이 시대의 남자들이 자신의 존재를 찾게 되는 것이 무엇가의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에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저자는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이시대의 유명한(?) 남자 10명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저자 자신의 만년필, 그와 친한 친구인 시인 김갑수의 커피 그라인더, 사진작가 윤광준의 모자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차범근의 계란받침, 문재인의 바둑판, 신영복 교수의 벼루, 김문수의 수첩, 안성기의 스케치북, 조영남의 안경 등....

   그러고 보니 나의 경우에도 그 사람들 처럼 무엇엔가 애착을 가지고 수집하는 물건들이 있었다. 지금은 거의 수집하지 못하고 있지만 영화를 보는 것을 좋아해서 우리나라에 DVD가 처음으로 소개되어 한창 나오던 시기에 영화수집에 빠져 4~5년간 DVD로 500여편의 영화를 수집해서 지금도 우리집 거실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은 DVD매체를 통해서 나오는 영화들이 줄기도 했고 대부분의 영화를 IPTV를 통해서 간단히 볼 수 있게 되면서 수집을 하지않고 있지만 그런 이유보다는 경제적인 이유와 더불어 수집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린 것이 가장 큰 이유인 것 같다.

   이 책에서 유명인들의 물건에 대한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그들의 물건이라고 하는 것의 이야기가 그렇게 신선하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그 물건들이 자신의 삶을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이유를 설명해 주는 대상이라는 생각이다.

   삶이 즐겁지 않은 이시대의 남자들이 유쾌하게 읽으면서 인생에 대해서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