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칸방 연가"
지난 목요일인가 잠자기전 티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KBS에서 하는 "동행"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게됐다. 프로그램의 제목은 "단칸방 연가"라는 제목으로 어렵게 사는 한가족의 이야기였다.
그냥 그렇고 그런 이야긴가 보다 하고 넘어갈수도 있었지만, 프로그램에 소개된 가족의 이야기는 쉽게 잊혀지지 않았다. 33살의 남편과 26살의 아내는 여섯살과 두살짜리 아이들을 데리고 단칸방에서 살고 있다. 남편은 검도사범을 했었지만 지금은 몇달째 집에 돈한푼 갖다주지 못하는 우유 영업사원. 아내는 집에서 정말로 쌀떨어지는 것을 걱정하는 전업주부...
가족의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서 남편은 아내가 맞벌이 나가는 것을 거의 병적으로 꺼린다. 티비를 보면서 남편의 그런 모습을 정말로 이해할 수 없었지만 조금뒤 남편이 어렸을때부터 부모님의 관심을 전혀 못받고 자란 자신의 어린시절을 자신의 아이들에게 대물림해주기 싫어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그 남편에게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아내도 중학교 때부터 부모없이 혼자살았다고 한다. 주말에 아르바이트해서 주중에 학교매점에서 라면을 사먹으로 살아왔던 아내는 26살이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세월의 흔적이 얼굴에 남아있다.
이 부부의 살아가는 모습이 가슴 아프지만, 가장 아프게 다가왔던 것은 이들 부부의 첫째딸 하은이. 어린이집에 매일 똑같은 부츠만 신고 간다고 칭얼거리는 여섯살짜리 평범한 아이다. 어느날 쌀이 떨어진 엄마는 할수 없이 라면 한봉지를 끓여 아이와 함께 먹는데 다 먹고난후 아이는 양이 차지 않는지 더 먹고 싶은 눈치를 보인다. 하지만 집에 먹을게 없다는 사정을 아는 아이는 더 먹고 싶다는 얘기를 하지 못한다. 아이가 더 먹고싶어하는 것을 안 엄마는 라면 하나를 더 끓여 아이에게 주고 아이는 정말로 맛있게 라면을 먹는다.
라면을 맛있게 먹고난 아이는 엄마에게 "감사합니다"라고 말을 하는데 그 모습에 울컥한다. 엄마는 울면서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맛있느거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울면서 아이에게 말하는데 코끝이 찡해져 온다. 우리 지영이와 거의 같은 나이의 어린아이가, 한창 어리광을 부릴나이에 가난을 알아버려 조숙해져 버린 아이의 모습이 가슴아프다.
아이의 엄마는 아이에게 가난이 대물림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울면서 말하지만, 벌써 아이에게 가난의 대물림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가난의 대물림없이 이 부부의 아이들이 먹을것 걱정없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리는 세상이 올수는 없을까?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한번 보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http://www.kbs.co.kr/1tv/sisa/donghang/preview/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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