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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단상

남이섬에 가고 싶다




남이섬에 가고 싶다 : 네버랜드 나미나라로 떠나는 네버엔딩 스토리 여행 - 강우현 지음

나의 평가 : ★★★☆


   지금 30대 후반 이상의 사람들과 그 이하세대의 남이섬에 대한 추억은 서로 완전히 다른것 같다. 30대 후반 이후의 세대에게 남이섬은 이선희, 이상은 등 젊은시절을 함께한 강변가요제와 대학때 친구들과 함께 MT를 떠났던 추억의 장소였다. 하지만 그 이하의 세대들에게 남이섬은 "겨울연가"로 유명해진 관광지 정도로 알려진 것 같다.


   남이섬은 청평댐이 생기기전에는 섬이라기 보다는 비가 많이와서 물이 불때만 섬처럼 고립되는 모래벌판이었던 것을 한국은행 총재를 지낸 민병도 라는 분이 정년퇴직한후 사재를 털어 매입한후 나무를 심기시작하여 섬다운 섬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놀러갈 만한 공간으로 만들었지만 강변가요제가 쇠락하고 무질서한 행락객들로 인해 90년대 후반부터 사람들로 부터 잊혀진 전국 어디에나 있을법한 지방 유원지 정도로 전락했다고 한다. 남이섬의 부흥을 위해서 영입된 사람이 바로 이 책의 저자이자 남이섬의 CEO인 강우현 사장이다. 책에서 저자가 자세히 설명하지만 처음 거의 1년간은 그동안 망가져버린 남이섬을 살리기 위해 쓰레기를 치우는 것이었고 그 기간동안 3천톤 이상의 쓰레기를 치웠다고 한다.


   그러면서 남이섬의 가장큰 특징중에 하나인 쓰레기으 재활용 개념이 도입되어 소주병을 재활용하는 아이디어 등 다양한 재활용 방법들을 활용하여 남이섬의 재건에 나섰다고 한다. 그 재건과정에 "겨울연가"의 촬용이라는 기회를 잡았고 남이섬이 다시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강우현 사장의 대단한 점은 겨울연가로 성공한 그 다음부터 인것 같다. 운이 좋았던 노력이 있었던 드라마로 한순간에 유명해지는 곳은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 유명세는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전 아시아적으로 유명해진 "겨울연가"의 약발로 3년을 가지 못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관광지들은 그 드라마의 약발이 떨어지고 나면 과거에 남이섬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조용히 사라지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남이섬은 달랐다. 겨울연가의 후광이 끝나기도 전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사람들에게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문화가 어우러지는 관광중심지를 만들어 내가는 과정은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부분인것 같다.


   강우현 사장의 창의적인 경영이 유명해지고 그의 강연과 책이 유명해 지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창의적이고 기발한 생각이 어떻게 남이섬에 접목되어 있는지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남이섬의 시작은 인공적인 것이었지만 그 인공이 자연으로 바뀌고 그 자연위에서 만들어내는 모든 것들에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강우현 사장의 능력은 경의를 느낄 정도였다.


   대표적으로 선착장에 서 있다는 "인어공주"이야기는 정말로 감탄할 만 했다. 예전에 조선맥주에서 남이섬에 기증한 나체의 여인상을 남이섬을 청소하면서 발견해서 그 여인상을 선착장 강변에 세워놓았더니 강물의 높이에 따라 발목에서 목까지 물이 차는 변화가 생기고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고는 그때까지 아무쓸모가 없던 여인상에 스토리를 붙여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은 대단하다는 생각밖에는 안들었다. 단순한 여인상에 고향을 떠나온 인어공주의 스토리를 입히고 그 스토리를 활용하여 인어공주의 작가인 안데르센으로 확장하여 아동문학으로 확장되고 세계 동화책박람회로 연결되도 동화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안데르센 동화상의 후원회사가 되고 결국에는  그 여인상이 덴마크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인어공주상이 됐다는 얘기는 강우현 사장의 창조경영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남이섬에 몇번을 가봤는지 생각해 보니 대학때 MT로 한번, 그리고 겨울연가로 유명해졌다고 했을때 한두번 정도였던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남이섬에서 하루밤을 머물면서 제대로 남이섬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번 가을에는 가족들과 함께 남이섬의 유일한 호텔인 정관루에서 묵으면서 밤하늘의 별과 이른 아침의 물안개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