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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단상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나는 세계일주로 자본주의를 만났다 - 코너 우드먼 지음

나의 평가 : ★★★★


   작년엔가 재미있게 읽었던 책중에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알았다"라는 책이 있었다. 컨설팅회사에서 근무하던 코너가 회사를 그만두고 집을 팔아 그 돈을 종잣돈으로 해서 세계일주를 하면서 장사를 해서 돈을 버는 이야기로 참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이 책을 다시 집어들게 만들었다. 코너의 세계일주를 하면서 기상천외한 모험담과 경제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흥미있게 펼쳐졌었다.


   그런 코너가 다시 세계일주에 나섰다. 이번 세계일주는 기차를 타고가다 공정무역 커피를 마시면서 든 생각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 생각이란 공정무역 커피 등 대기업들의 환경 및 사회적 마케팅들이 정말로 생산자들에게도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니카라과의 바닷가재를 잡는 잠수부들, 중국의 팍스콘공장에서 아이폰, 아이패드를 만드는 십대의 중국 노동자들, 먹고살기 위해 삼림을 황폐화 시키고 고무나무를 심고 고무를 채취하는 라오스의 농부들, 지하 수십미터의 막장에서 아무런 장비없이 주석등의 광물을 채취하는 콩고의 광부들, 먹고살기 위해 아편을 재배하는 아프카니스탄의 농부들을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하면서 최근에 서양사회에 일반화 되어 가고 있는 공정무역과 소비자를 유혹하는 윤리적 마케팅이 얼마나 허구인지를 낱낱히 밝혀낸다.


   비참한 생활을 하는 기초 원자재를 생산하는 사람들의 삶은 나아지기는 커녕 점점더 열악해져 가지만 그 원자재를 사용하는 세계적인 기업들은 원자재 생산자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고 그들을 위한 여러가지 사업을 한다고 홍보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그 생산자들의 삶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마케팅을 위한 방법중에 하나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코너는 주장한다.


   코너가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느낀 사실들을 어느 기업도 부정할 수 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이 단순하게 그런 사실들을 재미있게 고발하는 데서 끝났다면 그저 그런 책으로 끝났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희망을 보여준 것이 참 좋았던것 같다. 탄자니아에서 커피를 수입하는 소규모 업체의 여사장을 통해 공정무역이라는 형식적인 틀을 벗어 났지만 실질적인 생산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또, 코트디브아르에서 면화공장을 운영하는 "올람"이라는 다국적 기업이 한 지역에서 면화공장을 인수하면서 시행한 일들이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 지를 보여주는 내용은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고 할 수 있다.


   얼마전 "이상한 나라의 경제학"을 읽으면서 그 책이 이야기하는 결론(사람들이 이타적인 경제생활을 할 수 있는 경제구조를 만들고 사회적인 기업이 성공하는 사회구조를 만드는것)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정말로 그런 기업들이 나오는 것이 가능할까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게 사실인데 탄자니아의 커피, 코트디브아르의 면화사업에 대한 변화를 보면서 정말로 그런 경제체제를 만드는 것이 비현실적인 것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쉬운 문체로 여행기를 보듯이 우리 경제에 대한 회생의 실마리를 찾아 볼 수 있는 참 유익한 책이었던것 같다.


P.S.> 책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무겁게 기억에 남는다. 아프리카에서 중국이 원자재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가지 원조와 채굴권 등을 독점하고 있다는 얘기들은 들어보았지만 라오스, 콩고 등지에서 계속 중국의 각종 원조를 통한 침략행위와 같은 사례들이 최근 중국의 확장전략의 실체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