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의 배꼽, 그리스 : 인간의 탁월함 그 근원을 찾아서 - 박경철 지음
나의 평가 : ★★★★
재작년인가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하는 자리에서 안교수가 아무조건없이 양보하겠다는 기자회견을 한후 눈물을 흘리며 안교수와 포옹하는 박경철 원장의 모습을 보며 그도 정치에 권력에 관심이 있는 사람인가 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후 안철수 교수가 야권의 대선주자로 부상하고 그 주변의 지원세력중에 그는 항상 측근으로 분류되며 정치에 뛰어들 것이라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박경철 원장은 세간의 그런 예상들을 깨고 혼자서 배낭여행을 떠난다는 말 한다미를 블로그와 트위터에 남겨놓고는 해외로 나가버렸다. 그렇게 해외로 나가버린 그가 어디를 어떤 목적으로 돌아다녔는지를 그때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책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보고나서 그 시절에 그가 그리스 방방곡곡을 헤집고 다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왜 그리스를 돌아다녔는지에 대한 궁금증에 책이 발간되자 마자 사놓았다가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책의 제목을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단어는 "옴파로스(omphalos)"였다. 예전에 캐쥬얼 브랜드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라틴어로 "배꼽", "세계의 중심"이라는 뜻을 알고 있었기에 문명의 배꼽이라는 제목에서 그 단어를 떠올리게 됐을 것이다. 그리스 사람들은 그리스가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해서 아테네에서 170km떨어진 델포이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대지의 배꼽"이라는 유물이 있고 그 유물때문에 델포이가 "지구의 배꼽"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스인들은 그리스가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지만 저자는 그리스가 서양문명의 발원지이고 현재의 세계를 서양문명이 지배를 하고 있으므로 현재 세계문명이 유래된 그리스를 문명의 중심이라고 생각하여 문명의 배꼽이라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문명의 배꼽 그리스를 기행하면서 느끼는 문명, 역사, 문화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20대때에 읽으면서 큰 문화적 충격을 느꼈던 책의 저자인 "니코스 카잔차키스"와 함께 여행하면서 대화하는 조금은 이색적인 형태로 써내려간 기행문이다.
이 그리스 기행문은 저자가 에필로그에서도 밝힌것과 같이 이 한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의 각 지역별로 책 몇권씩을 써내려가 총 10권의 대장정이 될 것이고 그중에서 첫번째 권을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기행으로 시작하고 있다. 그런데 시중에 많이 나와 있는 다른 기행문들과는 다르게 단순히 자신의 여행경로를 따라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을 정리한 것에서 벗어나 여행하는 지역의 그리스 역사, 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어서 어찌보면 기행문, 여행기라기 보다는 문명탐구서에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책에서는 그리스중에서는 펠레폰네소스 반도의 코린토스, 네메아, 올림피아, 아르고스, 스파르타를 다니며 느낀 문명에 대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과 신화의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별 무리없이 책의 내용을 쫒아 가면서 재미있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나의 경우에는 예전에 재밌게 읽었던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로마 신화"가 큰 도움이 되어 복잡하고 어려운 신들의 이름이나 신화내용들을 따라 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책의 내용을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대부분으 내용이 그리스신화를 바탕으로 한 유적지와 그에 대한 단상들의 내용으로 채워져 있기 때문이다.
"20대때의 꿈을 50대에 실현한 긴 여행의 기록"이라는 책의 뒷표지에 써있는 말처럼 저자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10권의 대장정을 그를 따라 다니면서 재미있게 들었다. 그리고 그의 다음번 여정의 기록이 기다려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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