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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단상

에디톨로지

에디톨로지


에디톨로지 - 김정운 지음

나의 평가 : 


   "나는 아내와 결혼한 것을 후회한다", "남자의 물건" 등 중년남성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하던 김정운 교수가 새책을 내놓았다. 그런데 중년남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에디톨로지" 우리말로 하면 "편집학" 쯤되는 학문적인 냄새가 팍팍 나는 제목을 가진 책이다.


   "에디톨로지"는 김정운 교수 자신이 직접 만들어낸 말이라고 한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으며 창조란 것은 기존에 있던 것들을 구성하고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것의 결과물뿐이라고 주장한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정보가 없어서가 아니라 너무 많아서 문제인 세상에서는 편집이 더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정보가 홍수이고 그 정보를 편집해 내는 능력의 중요성의 예로 든 것이 "황우석 사태"와 "미네르바 사태"다. 황우석 교수의 논문이 단순한 포토샵을 통한 이미지 조작이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일반연구자들이었고 , 경제학을 전공하기는 커녕 대학도 다니지 않은 미네르바가 경제학자들을 능가하는 경제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 온라인상에서 퍼져있는 지식들을 자유롭게 편집하여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지식을 편집하여 전문가가 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낸 것은 인터넷의 특성중에 하나인 "하이퍼링크"이고 이 하이퍼링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창조능력이 결정될 수 있다는 주장은 상당히 흥미롭다.


  저자가 편집의 중요성의 또다른 예로든 우리나라 학생과 독일 학생들의 학습방법의 차이도 흥미롭게 다가왔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공부를 할때 노트에 필기를 하고 노트를 외우지만 독일학생들은 공부를 하면서 정리를 카드에 하고 그 카드를 필요에 따라 분류하면서 공부를 한다는 한다. 그러면서 노트는 정리된 것 들을 편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지만 카드는 개별단위로 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편집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그것만으로도 창조적인 공부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이야기는 정말로 그럴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성공한 벤처기업들의 아이디어를 보면 무언가 새로운 것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여러분야들을 잘 융합하여 사람들의 편의성을 높여주는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것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서  세상에 널려진 지식들을 내 필요에 의해 관점을 바꿔가면서 편집하여 만들어 내는 것이 창조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는 저자의 주장에 백퍼센트 동감한다.


   지식의 편집능력을 높이는 것만이 이 시대를 현명하게 살아나가는 방법인것 같다.


P.s.> 책의 전반부는 앞에서 이야기한 내용들로 재미있게 읽히지만 후반부로 가면 심라학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와 흥미를 떨어뜨린다. 또한 심리학과 저자가 이야기한 "에디톨로지(편집학)"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서술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관련이 있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