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 - 제레미 다이아몬드 저 / 김준역 역
나의 평가 - ★★★★
언제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왜 현대세계의 중심세력이 서양이 되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상당히 오래동안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분명히 고대에는 아니 중세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은 세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동양에 비해 미개한 문명이었는데 최근 500년을 거치면서 서양이 세계의 중심으로 세계질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데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은 나뿐만이 아니라 세계역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생각해 보았을 법한 궁금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 "총. 균, 쇠"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저자의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백인들의 백인 우월주의, 서양문화 우월주의에 부지불식간에 젖어들어 백인들이 인종적으로 동양인, 아메리카인, 아프리카인에 대해서 우월하기 때문에 서양중심의 세계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해 왔다. 아마도 우리가 받은 교육이 서양인들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교육들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게 되었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은 우리의 그런 생각들을 비웃기라도 저자의 박식한 지식과 자료들을 통하여 인류의 발자취를 훓어가며 오늘날의 세계가 만들어지게된 이유가 백인들이 주장하듯 백인들이 인종적으로 우월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실증으로 보여주고 있다.
총(각종 무기류), 균(가축화된 동물들로 부터 생겨난 병원균), 쇠(금속뿐만이 아니라 인간들이 발명해낸 각종 도구들)이 각 대륙간 발달의 시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였으며 이 세가지 요소는 인종간의 우월성이 아니라 그들이 처한 환경의 차이로 인해 생겨난다고 주장한다. 우선 유라시아 대륙이 인류가 가장먼저 태어난 아프리카나 아메리카 대륙에 비해 빠른 발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 두 대륙이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고 그 동물중에서 인간에게 가축화되기에 적합한 동물들이 많이 있었고, 동일한 기후에 넓게 퍼져 인류가 살다보니 각종 발명이나 도구들이 쉽게 전파될 수 있었던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순전히 이러한 환경적인 이유때문에 유라시아 대륙아 다른 대륙에 비해 월등한 발전을 이루어 낼 수 있었다.
그럼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럽보다 훨씬 발전속도가 뛰어났던 중국쪽이 현대의 패권을 잡지 못하고 유럽이 패권을 잡게 되었을까? 저자는 그 이유를 유럽은 다양한 소수의 족들이 서로 경쟁하며 살아왔던 반면 아시아 특히 중국은 그런한 경쟁없이 한족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유럽인들은 생존하기 위하여 총과 쇠를 치열하게 발달시켜 나갔지만 중국은 정치적 패권을 잡은 사람의 이해타산에 의해 총과 쇠의 발달이 좌지우지 되었다. 예를 들어 1420년대의 정화의 선단이 유럽보다 훨씬먼저 아프리카에 다다랐지만 정치적 패권이 반대파에게 넘어간 이후로 정화의 업적을 그 뿌리까지 지워버리려 했던 사실에서 보듯이 정치적으로 통합되어 있다는 것이 꼭 역사적 발전에서 좋은 영향만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저자의 이러한 주장들은 방대한 역사적 자료들을 통해 실증해 보여줌으로써 그 설득력을 가진다. 백인들의 그 알량한 인종 우월주의가 얼마나 허구 맹랑한 주장인지를 이 책을 통해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인류문명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읽어봐야할 필독서로 만들어 주고 있는 것 같다.
P.S.> 책 말미에 부록 비슷한 형식으로 일본인의 조상이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저자의 추가적인 논문도 흥미롭게 읽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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