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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단상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제가 살고 싶은 집은 : 건축가 이일훈과 국어선생 송승훈이 e메일로 지은집, 잔서완석루

나의 평가 : ★★★★


   최근 우리경제의 화두중에 하나는 "하우스 푸어"다. 빚을 내어 집을 샀지만 집값이 하락하면서 은행에 이자 넣기에 허덕이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사람들을 하우스 푸어라고 정의할 수 있을듯 한데 이런 사태가 벌어지는 원인은 "집"이라는 공간이 사람이 사는 도구로서가 아니라 재테크의 수단으로서 사람들에게 인식되는 부분이 커지면서 생겨난 것이다.


   집을 재테크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속된말로 "뭥미?"쯤이 될 수 도 있다. 내가 살집을 짓기 위해 건축주와 건축가가 거의 일년이상 백통 이상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집으리 설계해 나가고 집을 짓는 과정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경기침체와 부동산 가격의 하락으로 사람들의 집에 대한 생각들이 많이 변화하고 있는것 같다.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집"이 아니라 내와 내 가족이 살아가는 삶의 공간으로서의 집에 대해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타운하우스니 한옥이니 교외의 단독주택 단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타운하우스 던 단독주택이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용의 압박때문이기도 하고 편리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공사가 미리 준비해 놓은 설계도중에서 골라서 집을 짓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비록 집의 형태는 아파트와 달리 마당이 있고 테라스가 있는 집이 될수는 있겠지만 만들어진 집에 사람이 맞추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의 건축주 송승훈 선생님은 그런 집은 짓기 싫었나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집을 건축가와 짓기로 하고 이일훈 씨를 맞나 집을 짓기로 했다고 한다.


   책의 첫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지만 집을 짓기로 하고 건축가가 물어본 첫 질문이 바로 이 책의 주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가가 던진 첫 질문은 "어떤 집을 꿈꾸고 계신가요? 어떻게 살기를 원하시나요?"였다고 한다. 집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중요한 공간이라는 건축가의 생각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이메일은 단순한 집의 설계에서 벗어나 삶에 대한 이야기까지 확장되어 지며 두사람을 일의 관계로 만난 사람들이 아닌 인생의 친구들 처럼 끈끈하게 만들어 나간것을 책을 읽다보면 느낄 수 있다.


   송승훈 선생님의 집을 짓기 위한 열정과 이일훈씨의 자신의 일에 대한 자긍심이 두 사람의 이메일속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어 삶에서 집이 어떤 의미일까를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나를 포함해서 하우스 푸어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꼭 한번 읽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P.S> 책의 내용이 더욱 와닿은 것은 집을 짓고나서 바로 책을 만든 것이 아니라 송승훈 선생님이 잔서완석루에서 산지 5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책이 나온 부분이다. 그리고 잔서완석루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책의 길은 내 꿈속의 집인것 같아서 한번쯤은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꿈을 꾸다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 건축비와 관련한 부분에서는 꿈에서 깨어날 수 밖에 없는 부분이 아쉽다. 건축비가 나와 같은 하우스푸어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많이 들어 간다는 사실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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