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읽은 책 단상

못난 조선



못난 조선 : 16~18세기 조선 일본 비교 - 문소영 지음

나의 평가 : 


   조선왕조 5백년중에서 세종시대와 영정조 시대를 가장 찬란한 시기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특히 영정조시대는 조선의 르네상스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조선의 부흥기로 이야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영정조 시대가 당시의 국제적 흐름과 비교해 보면 글로벌화 되어가고 있던 주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오직 왕권의 강화만을 추구하던 시기여서 조선의 근대화가 늦어졌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말로 사실일까?


   우리는 흔히 일본이 메이지 유신에 성공하고 근대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조선은 대원군의 쇄국정책을 비롯하여 서양문물과의 교류를 늦게 시작함으로서 근대화가 늦어져서 일본에게 합병되는 치욕을 겪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일본의 조선병합이라는 치욕적인 결과가 과연 근대 몇십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인가를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일본과 조선의 근대화의 성공여부는 16세기부터 18세기까지의 일본과 조선의 문화, 경제, 사회, 정치적인 부분에서의 차이가 20세기 초의 결과를 가져왔다는 저자의 주장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당시로서는 최첨단의 도자기 굽는 기술을 일본에 전파해 주었지만 중국과 일본은 도자기를 유럽으로 수출하여 경제적 부흥을 이루는 기반이 되었지만 조선은 유럽에 도자기를 전혀 수출하지 못했던 이유를 폐쇄적인 조선의 경제구조와 양반들의 세계인식 때문이라는 주장은 그동안 몰랐던 사실을 알려주는 내용이어서 상당히 흥미로웠다. 


   도자기의 사례와 같이 문화적인 부분, 경제, 사회, 정치적인 면에서 조선이 여러가지 문제를 가지고 있어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는 저자의 주장은 상당부문 공감이 간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처럼 조선의 후기시대가 그렇게 형편없는 시대였을까?


   정확하게 과거의 사실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비관적인 부분만 볼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